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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덕을 이야기 한 사람들

심노숭 2024.02.08작성자 :관리자
심노숭(沈魯崇) 1762(영조 38)~1837년(순조 3) 조선 후기 문신으로 본관은 청송(靑松)이며, 자는 태등(泰登), 호는 몽산거사(夢山居士)‧효전(孝田)이다. 1797년에 정민시(鄭民始)의 추천으로 참봉(參奉)에 임명되었다. 1801년 벽파가 정권을 장악하자 시파의 핵심 인물이었던 부친 심낙수는 관직이 추삭(追削)되었고, 심노숭도 1801년 2월에 경남 기장현(機張縣)으로 유배되었다. 1806년 정순왕후의 승하를 시작으로 벽파 정권이 무너지자, 그의 유배도 해제되었다. 그는 이 6년의 유배 기간에 38책의 『효전산고(孝田散稿)』를 지었다. 1809년에 직장(直長)에 임명되었으나, 1811년과 1812년에 아우와 모친을 잃었다. 그의 아우는 어려서부터 학문과 문학의 동반자였지만, 그의 죽음은 심노숭에게 큰 충격을 주어 이후 5년간 시를 쓰지 않았다. 심노숭의 문학론은 감정의 순화와 절제를 강조하였고, 따라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표출을 제약하였던 성리학적 시문관에서 벗어나, 개인의 진실된 욕구와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것을 시문의 본령으로 여겼다. 『효전산고(孝田散稿)』권7 계섬전 (전략) 지난해 제주 기녀 만덕이 곡식을 내어 진휼하니 조정에서는 그녀를 예국(隷局)의 우두머리 종으로 삼고 금강산 유람까지 시켜주면서 말과 음식을 제공하였으며, 조정의 학사(學士)들로 하여금 그의 전(傳)까지 짓도록 명하여 규장각(奎章閣)의 여러 학사들을 시험하였다. 지난날 내가 제주에 있을 때 만덕의 얘기를 상세하게 들었다. 만덕은 품성이 음흉하고 인색해 돈을 보고 따랐다가 돈이 다하면 떠나는데, 그 남자가 입은 바지저고리까지 빼앗으니 이렇게 해서 가지고 있는 남자의 바지저고리가 수백 벌이 되었다. 매번 쭉 늘어놓고 햇볕에 말릴 때면, 군(郡)의 기녀들조차도 침을 뱉고 욕하였다. 육지에서 온 상인이 만덕으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이가 잇달았더니 이리하여 그녀는 제주 최고의 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 형제 가운데 음식을 구하는 이가 있었는데 돌아보지도 아니하다가 도에 기근이 들자 곡식을 바치고는 서울과 금강산 구경을 원한 것인데, 그녀의 말이 웅대하여 볼만하다고 여겨 여러 학사들은 전을 지어 많이 칭송하였다. 내가「계섬전(桂纖傳)」을 짓고 나서 다시 만덕의 일을 이와 같이 덧붙인다. 무릇 세상의 명(名)과 실(實)이 어긋나는 것이 이러한 것이 많음을 혼자 슬퍼하나니 계섬의 이른바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 하는 것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심노숭

2024.02.08작성자 :관리자

심노숭(沈魯崇)
1762(영조 38)~1837년(순조 3)

조선 후기 문신으로 본관은 청송(靑松)이며, 자는 태등(泰登), 호는 몽산거사(夢山居士)‧효전(孝田)이다.

1797년에 정민시(鄭民始)의 추천으로 참봉(參奉)에 임명되었다. 1801년 벽파가 정권을 장악하자 시파의 핵심 인물이었던 부친 심낙수는 관직이 추삭(追削)되었고, 심노숭도 1801년 2월에 경남 기장현(機張縣)으로 유배되었다. 1806년 정순왕후의 승하를 시작으로 벽파 정권이 무너지자, 그의 유배도 해제되었다. 그는 이 6년의 유배 기간에 38책의 『효전산고(孝田散稿)』를 지었다.

1809년에 직장(直長)에 임명되었으나, 1811년과 1812년에 아우와 모친을 잃었다. 그의 아우는 어려서부터 학문과 문학의 동반자였지만, 그의 죽음은 심노숭에게 큰 충격을 주어 이후 5년간 시를 쓰지 않았다.

심노숭의 문학론은 감정의 순화와 절제를 강조하였고, 따라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표출을 제약하였던 성리학적 시문관에서 벗어나, 개인의 진실된 욕구와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것을 시문의 본령으로 여겼다.

『효전산고(孝田散稿)』권7
계섬전

(전략) 지난해 제주 기녀 만덕이 곡식을 내어 진휼하니 조정에서는 그녀를 예국(隷局)의 우두머리 종으로 삼고 금강산 유람까지 시켜주면서 말과 음식을 제공하였으며, 조정의 학사(學士)들로 하여금 그의 전(傳)까지 짓도록 명하여 규장각(奎章閣)의 여러 학사들을 시험하였다. 지난날 내가 제주에 있을 때 만덕의 얘기를 상세하게 들었다. 만덕은 품성이 음흉하고 인색해 돈을 보고 따랐다가 돈이 다하면 떠나는데, 그 남자가 입은 바지저고리까지 빼앗으니 이렇게 해서 가지고 있는 남자의 바지저고리가 수백 벌이 되었다. 매번 쭉 늘어놓고 햇볕에 말릴 때면, 군(郡)의 기녀들조차도 침을 뱉고 욕하였다. 육지에서 온 상인이 만덕으로 인해 패가망신하는 이가 잇달았더니 이리하여 그녀는 제주 최고의 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 형제 가운데 음식을 구하는 이가 있었는데 돌아보지도 아니하다가 도에 기근이 들자 곡식을 바치고는 서울과 금강산 구경을 원한 것인데, 그녀의 말이 웅대하여 볼만하다고 여겨 여러 학사들은 전을 지어 많이 칭송하였다.
내가「계섬전(桂纖傳)」을 짓고 나서 다시 만덕의 일을 이와 같이 덧붙인다. 무릇 세상의 명(名)과 실(實)이 어긋나는 것이 이러한 것이 많음을 혼자 슬퍼하나니 계섬의 이른바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 하는 것이야 말해 무엇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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